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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안 쳐 상한 열매 애가 타지만...
 농약 안 쳐 상한 열매 애가 타지만 우리 논의 가재 떠올리며 힘내야지 시골에 내려와 처음 2년 동안 재배한 작물이 두릅이었다. 남편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나물이기도 했지만, 농약을 안 쳐도 잘 자란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리의 마 음을 끌었다. 농약을 주지 않아도 두릅은 과연 잘 자랐다. 그러나 잘 자란 두릅순을 누군가가 댕강댕강 잘라가 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단 5일간 이어진 비에 두릅은 뿌리가 썩어버렸다. 원래 논이었던 곳에 두릅을 심은 것이 화근이 었다. 우리는 두릅밭을 다시 논으로 만들고, 그 논과 이어진 복숭아 밭을 샀다. 2년생 복숭아 나무가 70그루 심겨져 있는, 자그마한 과수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복숭아 농사가 올해로 3년째이다. 남편은 올해서야 복숭아 나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나무가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들려 손을 놓고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 비실비실 까맣게 말라가는 새순, 흉물스럽게 오그라진 잎, 수지가 피눈물같이 엉겨 붙어 있는 줄기를 보 노라면 아닌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봉지 씌운 열매를 손가락으로 스쳤을 뿐인데, 봉지 안에서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내 마음도 툭 떨어진다. 작년까지 한 번씩 치던 농약을 올해부터는 완전히 끊을 생각이기에 조바심이 더 난다. 며칠 전, 봉지 씌운 열매를 만져보던 남편의 얼굴이 허얘졌다. 틀림없이 밤톨만한 열매를 씌웠는데, 아무것도 만져지는 않는 봉지가 많았던 것이다. 봉지 안을 들여다보니 복숭아는 은행알만하게 쪼그라들어 있었다. 벌써 벌레가 파고 들어가 힘없이 떨어지는 것도 부지기수였다. 봉지 씌운 것의 20 퍼센트만 건지면 성공이라고 생각하자고 했건만, 상한 열매 앞에서 나는 마음이 몹시 흔들렸다. 농약을 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3년 전, 복숭아 나무에 처음으로 농약을 뿌리던 날이 생각났다. 흐린 날이었다. 이른 아침, 남편은 마스크에 비옷을 입고 농약을 뿌렸다. 살포기에 연결된 호스를 끌어당기는 나도 마스크를 썼다. 남편은 농약을 뿌리면서 내게 여러 번 소리를 쳤다. “저 쪽으로 더 떨어져!” 차라리 비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농약이 비에 씻겨 소용이 없다 했다. 그 날 내내 나는 비가 내렸으면 하는 마음과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반반인 채 우울한 하루 를 보냈다. 그 날의 내 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늘 우리는 나쁜 일을 했다. 흙에게, 사람에게, 그리고 미래에게. 더욱 서글픈 것은 앞으로도 당분간 가끔씩은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무농약농사가 해볼 만하다고 믿고 있다. 병든 나무와 상한 열매를보면 애가 타지만, 나무도 우리도 함께 견뎌야 하겠지. 며칠 전 우리 논에서 본 가재를 떠올리며 힘을 내야겠다. 이곳은 비가 옵니다. 다른 곳도 비가 오는 곳이 많겠지요. 폭우 소식도 있어, 그저 얌전하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전 우체부 아저씨가 신문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윗글을 신문에서 다시 읽는데, 문득 "사모하는 마음"이란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저희 복숭아를 사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글을 보시고 여러 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안타깝다며 힘 내라고 격려도 해 주시고,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href="http://www.egohyang.com/homeRest/articles/boardView.jsp?BBS_ID=1&DOC_NO=266&REQ_PAGE=1"> 세상에서 가장 큰고향 e고향 http://www.egohyang.com 관리자님 죄송합니다 성격에 맞지않는 글이면 삭제 하셔도 무관합니다. -.- _._ -.- 비밀번호는 12345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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