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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김명희(추풍령초 수석교사)
ㆍ작성일	2014-12-18 (목) 10:02

혁신학교의 길을 생각하다

‘스타벅스’ 와 ‘더 바디샵’ 혁신적 성공으로 대표되는 두 기업의 성공 요인은 바로 지금 현재 매장의 모습을 세심히 살핀 통찰이었다.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혁신의 전부가 아님을 말해주는 혁신의 모범적 사례이다.
혁신학교가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혁신학교 예산 배정금액 보다 더 깊이 헤아려야할 중요한 교육 문제들이 있다.
‘갔다’와 ‘갖다’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글을 쓰는 많은 아이들이 글에서 얻어야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며 글을 읽을 수 있을까? ‘선생님께서는 친구를 베려하라고 말씀하시지만 난 친구를 베려하면 경찰서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차마 웃어넘기기엔 마음 씁쓸한 이 글을 쓴 아이는 ‘보살펴 주려함’의 배려와 ‘날이 있는 물건으로 상처를 내다’는 베려의 의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노후를 대비할 여력도 없이 자녀 교육에 모든 걸 다 쏟아 부었음에도 교육 투자비용이 무색할 만큼 늘어만가는 청년 실업문제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소는 아닐까?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벙어리가 되어버리는 한국인의 영어실력은 문법교육 때문이 아니라 문법만 가르치고 문법을 활용한 말하기 연습 활동을 소홀히 한 잘못된 영어교육 때문은 아닐까? 정확한 맞춤법을 익히게 하는 공부, 수업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공책 정리법의 필요성을 알게 해주는 일 등 너무 기본적인 학습이어서 누구나 이미 다 잘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미시적 문제의 모니터링 또한 시급한 혁신과제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 이슈의 근본적 대책으로서의 교육의 책임도 두루두루 살피는 폭넓은 인식이 학교혁신의 필수 요소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혁신학교를 운영함에 있어서 별도의 혁신학교를 선정하기보다는 각 학교별로 학생들의 지적, 정서적 특성에 맞는 지속적인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혁신의 과정 및 성과를 다 함께 공유하며 이를 서로 벤치마킹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혁신학교 운영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누군가만 할 수 있는 거창한 계획과 구호가 혁신이 아니라 보다 나은 오늘의 삶을 살기 위해서 혁신은 우리 모두의 삶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