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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내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말했다. "양수가 나오는 것 같아요." "뭐" 아직 삼 주나 남았잖아." 처갓집에 첫째를 맡기고 산부인과 응급실로 달려갔다. "진통이 오는지 지켜보다 안 되면 촉진제를 넣어 유도 분만합시다." 의사의 말에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진통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유도 분만을 했다. 아내의 고통을 함계하면 좋으련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여보, 힘내" 라는 한마디뿐이었다. 두 시간이 지난 뒤 마침내 아내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수고했어요. 당신을 많이 닮았네. 정말 고마워요." 내 손등에는 아내가 분만할 때 잡은 손톱자국이 깊게 남아 있었다. 아들의 탄생을 지켜보며 나의 탄생도 이러했으리라 짐작해 보았다. 어머니는 오 남매를 모두 집에서 낳았다. 그런데 내가 태어날 때는 고통이 너무 심해 입원을 했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엉덩이를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바로 위 누나가 트럭에 치일 뻔한 것을 발견하고 온몸으로 막았단다. 그 사랑의 흉터는 지금도 어머니에게 남았다. 그렇게 힘든 몸으로 나를 낳았으니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어머니에게 늘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잘 아는 아내는 나 대신 지난 6년간 어머니와 목욕탕에 다니며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새 생명의 탄생을 고통스럽지만, 그래서 더 위대하고 소중하리라. 어머니의 숭고한 랑을 아이들에게 잘 물러주어야겠다. 그것이 내리사랑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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