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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때의 일이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연로한 추기경 앞에 한 젊은 사제가 찾아와 사제직을 그만두게 해달라고 청했다. 이유는 거리의 소매치기 소년들과 함께 살고싶다는 것이었다. 당시 나폴리에는 20만명이 넘는 실직자가 있었고, 부모의 실직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아이들은 거리로 나와 도둑질과 구걸 등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젊은 사제 마리오는 그들에게 잠잘 곳과 먹을 것을 마련해주며 따뜻한 인간의 정을 나누어주고 싶었다. 추기경은 젊은 사제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지만 그 일을 위해 꼭 사제직을 그만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마리오 신부는 설명했다. "세상에 대해 불신으로 가득찬 그들에게 제가 사제로 다가간다면 제 얼굴에 침을 뱉을 것입니다." 생각에 잠긴 추기경은 열흘 뒤 사제의 청을 받아들였다. 낡은 모자를 뒤집어쓴 마리오 신부는 누더기 옷을 걸친 채 담배를 꼬나물고 나폴리 거리로 나갔다. 그는 다른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구걸을 했고, 담배꽁초를 주워 피웠다. 그는 영락없는 부랑자중의 한 명 이었다. 오래지 않아 그는 소매치기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쓰러져가는 버려진 창고를 발견한 사제는 그들과 함께 작은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서로 먼저 먹기 위해, 좋은 잠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마구 주먹을 휘두르는 아이들 속에서 사제는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그들을 보듬어 나갔다. 어느 날이었다. 한 소년이 빵을 훔치다 주인에게 들켜 죽도록 매를 맞고 들어왔다. 소년은 오랜만에 집을 찾아보니 아무도 없는 집에 아홉 살 여동생이 사흘을 굶은 채 누워있어 자신도 모르게 빵가게의 창문을 깨뜨리고 말았다고 했다. 사제는 주인을 찾아가 정중히 사죄했고, 한 달간 가게 청소를 해준 댓가로 빵을 구했다. 그리고 앓고 있는 그 여동생을 데려왔다. 이제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한 노력의 댓가로 빵을 구해야한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부랑자들은 사랑을 주고받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마리오 신부에게 끌리는 자신들의 감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다만 우두머리에 대한 충성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토굴 같은 아지트에 사람의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사제는 결코 ‘사랑’이나 ‘기도’란 말을 내뱉지 않았다. 기도대신 빵을 먼저 건넸고, 추위에 떠는 소년에게 기꺼이 자신의 누더기도 벗어주었다. 그리고 절망의 앉았던 자리를 조금씩 희망의 햇살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춥고 헐벗은 자를 보듬기 위해 기꺼이 그들의 자리로 내려간 젊은 사제는 모든 것을 포기한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다. 사제는 단 한번도 성경을 읽어주지 않았지만 20년 후, 그 거리의 소년들은 대부분 성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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