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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 부부는 가난해도 만족하며 그냥 행복하게 사는 부부였다. 남편은 작은 중소기업을 다녔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러나 세상은 시련과 함께 흘러가게 마련. 남편이 어느 날 회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리고 위가 헐어서 수술을 해야만 했다. 우선 급한대로 수술에 동의한 후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그리고 병간호는 오랜 시간 계속됐다. 처음엔 안타까워하던 직장에서도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정성으로 퇴직금을 받았으나 병원비로 야금야금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입이 끊어진 가정에서 아이들 뒤치다꺼리와 병간호를 함께 해야 하는 아내는 나날이 삶이 막막해졌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돈으로 작은 구멍가게를 차렸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대세가 대형슈퍼로 쏠리는 세상이라 구멍가게는 제대로 돈이 되질 못했다. 남편의 수술 후유증은 깊어만 가고, 생활은 어렵기만 했다. 할 수 없이 이번엔 작은 식당에서 일을 했다. 악착같이 일을 해도 자녀들이 자람에 따라 그 씀씀이도 날로 커져 저축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아내는 그악스럽게 일을 했고, 돌아오면 남편의 병간호를 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자라 집안일을 돌보았고, 병든 아버지 시중도 곧잘 들었다.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는 법, 고생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착하게 공부 잘하며 자라주었고, 그렇게 낫지도 않을 것 같던 남편의 병도 조금씩 호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아내가 쓰러지고 말았다. 집안일, 병간호, 힘든 식당일을 10년 넘게 해오던 아내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 요통과 원인을 알 수 없는 거식증에 시달렸다. 나날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수척해져가는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은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조개젓이 먹고 싶다고 했다. 수저들 힘도 없는 아내의 부탁에 목이 메인 남편은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시장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고, 저녁때가 다 되어 조개젓이 든 작은 병을 하나 사들고 들어왔다. 그 모습에 눈물을 글썽이던 아내는 밥 한숟갈 정도 입에 넣고는 더 이상 먹지를 못했다. 참으로 긴긴 눈물의 세월이었고, 함께 병상에 누운 부부는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서로 다짐했다. 먼저 일어선 사람은 아내였다. 여성은 약해도 어머니는 강한 법. 아이들 고생을 눈뜨고 볼 수 없다고 결심한 아내는 이를 악물고 재활에 나섰고, 그 열의로 남편 또한 온몸이 부서져라 운동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열의로 서서히 부부는 병마에서 깨어났고, 변두리 허름한 농가주택을 얻어 새삶을 시작했다. 마당엔 한가로이 모이를 쫒는 병아리들을 보며 부부는 말했다. “저 병아리가 자라 토종닭이 되고, 그 토종닭을 팔아 비탈밭 값싼 땅을 삽시다. 그냥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고, 착한 아이들에게 더운밥을 먹일 수만 있다면 우린 정말 행복한 사람이 아니겠어요” 긴 겨울 끝에 찾아온 따뜻한 봄날이었고, 부부는 세상 어느 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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