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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이다. 하루살이와 메뚜기가 하루 종일 논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메뚜기는 하루살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 이젠 저녁이 다 되었어, 오늘은 그만 놀고 내일 또 놀자," 이 말을 들은 하루살이는 메뚜기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 되물었다. "메뚝아, 내일이 뭐니? " 메뚜기는 잠시 후면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모든 동물이 다 잠을 자게 되는데 잠을 자는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고 친절하게 하루살이에게 일러주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내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메뚜기를 보고 날이 더워서 정신이 나갔다고 놀렸다. 그 후 ,메뚜기는 그때의 하루살이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하루살이를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논에서 만난 개구리와 친구가 되어 그해 여름을 즐겁게 지냈다. 이윽고 가을이 오고 날씨가 차가워지자 개구리가 메뚜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메뚝아, 우리 내년에 다시 만나서 놀자!" 메뚜기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내년이 뭐냐고 개구리에게 물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개구리는 메뚜기에게 설영을 해주었다. 흰눈이 천지를 뒤덮고 얼음이 얼고 몹씨 추워서 모든 개구리가 땅 속에 들어가서 오래오래 겨울잠을 자고 나면 다시 따뜻한 봄이 오는데 그때가 내년이라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메뚜기는 개구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개구리를 보고 날이 추워지니까 정신이 나간 모양이라고 놀려댔다. 하루살이나 메뚜기는 내일 혹은 내년을 경험하지 못한 생명체들이다. 그래서 내일이나 내년을 쉽게 믿으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믿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이나 내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믿지 않아도 내일이나 내년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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