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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러시모어 산은 워싱턴, 제퍼슨, 링컨, 루스벨트 등 역대 대통령의 거대한 두상 조각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27km 떨어진 블랙힐스의 산꼭대기에 인디언 부족의 추장이었던 크레이지 호스의 바위조각이 50년 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를 것이다. 1877년대 살았던 크레이지 호스 추장은 금광을 찾아나선 백인들로부터 부족과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추장이었다. 그를 잡기 위해 일부러 휴전을 제의한 백인들의 작전에 휘말려 결국 숨지고 말았는데, 1940년 부족의 지도자였던 스탠딩 베어가 근처 러시모어 산에 역대 대통령의 조각이 차례로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당시 작업에 참여했던 조각가 코작 지올코프스키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하느님이 주신 이 땅, 모두가 공유할 대지와 초원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문명의 폐해와 싸웠던 우리 선조 인디언에게도 존경할만한 지도자가 있는데 그 얼굴도 조각해주실 수 있겠습니까?’간곡한 편지글에 감동한 그 조각가는 자신의 재산을 털어 1948년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1982년 조각을 완성치 못하고 지올코프스키는 7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부인 루스와 10남매의 자녀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각을 계속했다. 이 소문이 전해지면서 크레이지 호스 기념재단이 만들어졌고, 미국 전역에서 수만 명의 후원자가 생겼다. 조각을 시작한지 50년 만에 높이 27m, 너비 18m에 이르는 크레이지 호스의 두상을 완성했고 손과 팔, 말을 조각하는데 50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한다. 이것이 완성되면 높이가 자유의 여신상 두 배이며 손가락 한 개가 버스만한 세계 최대의 조각품이 될 것이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자원없이 계속되고 있는 이 일은 처음엔 한 조각가의 손끝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인디언의 역사를 남기는 거대한 꿈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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