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트 PHP

이 세상은 모두가 눈부신 금덩어리!

티벳의 불교성자 마르빠가 젊은 시절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성인 나로빠를 찾아갔다. 익히 명성만 듣고 한번도 나로빠의 얼굴을 본 적이 없는 마르빠는 수백억 세자들에 둘러싸여 설법하는 나로빠를 상상했다. 그러나 물어 물어 찾아간 나로빠는 허름한 오두막에서 홀로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배우러 왔다고?"배우고 싶으면 돈을 가져오게." 실망한 마르빠는 할 수 없이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수년 동안 여기 저기 세상을 떠돌며 꽤 많은 사금을 모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쌓았다. 그러나 진리를 향한 그의 열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채취한 사금을 모조리 가방에 넣어가지고 나로빠의 오두막을 찾아갔다. 나로빠의 오두막은 여전히 작고 초라했다. "왜 찾아왔나? 그래 돈을 좀 가져왔나?" 마르빠는 언잖은 기분을 억누르고 가방에서 얼마의 사금을 꺼내 나로빠 앞에 꺼내놓았다. 그러나 나로빠는 그 사금에 만족하지 않고 가방을 쳐다보며 사금을 더 내놓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는 수없이 마르빠는 집으로 돌아갈 차비로 쓸 사금을 남겨놓고 나머지 사금을 모두 나로빠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도 나로빠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거기 그 가방에 남은 사금은 무언가. 그것도 이리 내놓게!" 나로빠의 호통에 마르빠는 아예 가방채 내밀었다. 그 순간 가방을 받아든 나로빠는 사금을 모두 허공에 훌훌 털어 날리는 것이었다. "앗! 내 사금! 마르빠가 소리쳤다. 사금은 햇볕을 반짝거리며 흩어져 내렸다. "게 무슨 일이십니까? 수년 동안 제가 힘들게 모은 사금이고 가난한 스승님에겐 더없이 소중한 금일텐데요." 지그시 눈을 감고 있던 나로빠가 입을 열었다. "이따위 사금이 무슨 필요가 있나? 내게는 이 세상 모두가 눈부신 금덩어리인 것을 ...."
순간 마르빠의 마음의 눈이 확 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