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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은 자유를 묶어놓는 제3의 손이다. 이 구속됨 속에서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 바로 교도소 안의 죄인들이라고나 할까. 사형수 김대호(가명)는 사형이 확정된 후 뒤늦게나마 자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소중한 삶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죽음의 질곡 속을 수없이 드나들던 그에게는 피붙이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어 면회 한번 오는 사람이 없었다. 기약없이 생의 마지막을 외롭게 보내다 어느 날 사형이 집행되었다. 묵묵히 죽음을 맞은 그의 모습은 수십년 수도생활을 한 수행자의 그것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그가 수감되어 있던 감방 안에서 노란 서류봉투 하나가 발견되었다. 그 속에는 7개의 알사탕과 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그 편지는 그가 남긴 최후의 유품이었다. 자신의 범죄 행위로 고통을 당한 사람들에게 보답할 길이 없음을 뉘우치며 시작된 그의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제 나는 그동안의 모든 업보를 짊어지고 이 세상을 벗어납니다. 참으로 고통과 애증으로 점철된 삶이었습니다. 내가 저지른 죄에 대한 한없는 가책을 느끼며 나의 죽음으로 그 죄가 씻겨지고 나로 인해 고통을 당한 사람들이 나를 용서할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내가 죽고나면 나는 화장이 될지 누군가 공동묘지라도 묘를 써줄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어떤 식으로 사후처리가 되든 이 하찮은 육신을 처리해주는 누군가에게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사탕을 남깁니다. 이것은 교도소에 위문왔던 친절한 사람들이 주고간 것입니다. 소금간으로된 단조로운 교도소내 식사에서 알사탕의 단맛은 참으로 감미롭고 행복한 유혹입니다. 나는 그 사탕을 어루만지며 얼마나 먹고싶은 충동을 참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의 마지막을 처리해줄 누군가에게 보답할 길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그 사탕을 차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침을 삼키며 이 사탕을 모아둔 것입니다. 이 사탕은 내가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남긴 재물이니 내 육신처리에 수고한 사람들에게 꼭 나누어 주십시오. 죽을 때까지도 빚을 지고 죽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가 교도소에서 배운 마지막 인생철학입니다. 뒤늦게 이것을 깨닫게 된 것이 부끄럽습니다. 제 소원을 꼭 들어주십시오….」 알사탕 7개를 받아든 젊은 신부(神父)는 그 사탕을 미사드리는 재단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강론을 할 때마다 신도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리는 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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