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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나는 60킬로가 넘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좁은 버스 안에서 깡마른 친구는 사람들 속에 이리저리 휩쓸렸지만 난 뿌리 깊은 나무처럼 굳건히 자리를 잡고 서 있다. 잠시 뒤 멀리 밀려간 친구가 틈을 비집고 오며 말했다. “야, 너는 힘세서 좋겠다.” 그때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친구는 얼떨결에 내 허리를 꽉 잡았다. 살이 꼬집혀 “악!”하고 소리치자 친구가 슬그머니 손을 놓더니 말했다. “미안, 덕분에 살았어” 해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웃었다. 도시에서 친구랑 지하철을 탈 때였다. 문이 열렸고 많은 사람이 우르르 올라탔다. 순간 누군가의 손길이 허리에 닿았다. 기분 나쁜 생각에 인상을 쓰며 뒤돌아봤더니 체구가 작은 할머니였다. 눈이 마주치자 할머니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잡을 데가 없어서. 곧 내리니까 잠깐만 잡을께요.”했다. 할머니의 미소에 맥없이 짜증이 풀렸다. 지하철이 흔들리자 할머니는 가랑잎처럼 흔들렸고,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꽉 잡으세요!.” 나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미소가 오래갔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내렸을 때 기진맥진한 친구가 저 멀리서 두 팔을 내밀며 다가왔다. 내 허리를 잡으려는 순간, 나는 할머니 손을 감싸며 말했다. “미안, 이미 좌석이 꽉 찼거든!”. 요즘도 만원 지하철을 타며 다리에 힘을 준다. 젊은 우리가 자리를 차지하려고 눈길을 돌린다는 건 젊음을 모독하는 일이다. 나 역시 맵시 있는 몸매를 갖고 싶어 평소 다이어트에 혈안이 돼있다. 그러나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힘없는 노인들이 가끔 나를 의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이 뱃살을 몰아내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쓸 일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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