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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교회나 성당, 절에 가서 기도를 한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알기에 예수님, 부처님, 절대자 앞에 엎드린다. 그런데 사람들의 기도소리를 들어보면 “내 자식 내 사업 잘되게 해주십시요” 등 나의 욕망을 들어달라는 기도가 대부분이다. 하느님 귀가 시끄러울 것 같다. 산속 사찰 진입로 양 옆에는 종종 돌탑이 있다. 조심스레 쌓아놓은 돌 위에, 또 돌 하나를 올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두 손을 모은다. ‘비옵니다. 내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그런데 땅에서 그 탑을 올려다보면 끝은 뾰족한 꼭대기만 남는다. 탑은 쌓아서 올라갔지만 그 끝에는 텅 빈 허공만 있다. 기도로 쌓은 그 탑의 종점은 그저 비우고 비운 하늘만 보인다. 그 텅 빈 하늘과 땅 사이를 잇는 기도. 바로 나눔과 비움, 반성과 성찰이 그 기도의 해답을 찾는 열쇠가 아닐른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이기에 우리는 늘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도 어려움이 닥치면 저절로 두 손을 모으게 된다. 종교가 때로 무거우면서도 종교가 없으면 불안해지는 이유이기도 한다. 조선후기 사상의학을 창안한 이제마의 말을 빌리면, ‘사람의 엉덩이에는 게으름이 들어있고, 어깨에는 교만함이, 허리에는 음란함이, 심장에는 욕심이 들어있다’고 했다. 인간의 몸이 아예 병 덩어리다. 이 타고난 병 덩어리 몸을 다스리고 신의 길로 나아가려면 정말 어떻게 살아야하는 걸까. 나라마다 기질도 틀려서 보통 일본인들의 가훈에는 ‘남에게 피해주지 말자’라는 류가 많고, 한국사람들은 ‘하면 된다’는 가훈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만나면 부동산얘기, 불륜과 남 얘기, 술도 1,2,3차 전투적으로 마시며 살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지금은 국민 대부분이 밥술은 뜨며 산다. 그런데 아이들은 공부하기 힘들다고 야단이고, 어른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날로 고령화되는 사회는 노인 자살이 늘고, 노후가 걱정돼 잠 못든다.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기 바쁜 세상인 것이다. 배가 고프진 않은데 우울한 시대…. 기후변화로 날로 뜨거워지는 여름, 모든 게 귀찮고 피곤하다. 누가 돈다발이나 안겨주든지, 근사한 연애상대라도 생긴다면 눈이 좀 번쩍 뜨일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기도는 아무리 열심히 올려도 신의 응답이 없다. 이제 응답 없는 기도는 포기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사람이 죽을 때 꼭 세 가지를 후회 한다고 한다. ‘그때 좀 참을 걸, 좀 베풀 걸, 그때 좀 사랑할 걸.’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좀 성에 차지 않는 자식에게도 이제는 말해주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고, 아량과 열정과 단정한 마음이라고…. 우리가 열대야로 잠못 이루는 밤에도 알퐁스 도데의 별들은 각자의 이름을 달고 반짝이리라. 그리고 이 못 견딜 것 같은 더위도 곧 가리라. 한줄기 바람에도 무심한 행복을 느끼며 그냥 정성껏 살아보는 거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하루하루 견디며 사는 우리에게 언젠가 신께서도 슬며시 미소짓지 않을까. 애썼다고…. (제공: ‘영동 책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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