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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집 앞 개울에서 개구리나 물고기를 잡아 집에 가져왔다. 개구리는 불에 구워먹고 물고기는 매운탕을 끓여 먹었다. 가난했던 그 시절, 자연 속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오직 먹을 것을 찾는다는 생각에 집밖을 돌아다닌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너무나 잘 사는 나라가 됐고, 아이들은 배고픔을 모른다. 내 어린 날처럼 개구리를 잡아먹는 일은 야만인처럼 비난받는 세상이 됐다. 인간적으로 성숙한 것이다. 일에 미쳐 젊은 날을 보내고 나니 아이들은 사춘기가 됐고, 집사람과의 대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가족 간의 화목을 위해 나는 큰맘 먹고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갔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기위해 하이킹과 캠핑을 했는데, 가족 모두가 일을 분담해서 텐트치고 모닥불을 피우며 밥 짓고 설거지를 했다. 저녁밥을 해 먹고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으니 이 세상에 오로지 우리 가족만 있는 것 같아서 가족의 의미가 새삼 진하게 느껴졌다. 낮에는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물이 빠진 백사장을 가로질러 걷다가 모래밭에 반쯤 묻힌 큰 통발(게를 잡는 그물)을 발견하고 그 앞에 멈춰 섰다. 통발 속에는 큰 물고기가 갇혀 있었다. 나는 순간 ‘잡아서 매운탕을 끓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는 바닷물이 들어오면 통발을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고, 물이 빠지면 숨을 쉬지 못해 헐떡였다. 아이들은 밀려드는 바닷물을 피해 찢어진 그물 사이로 두 손을 넣어 물고기를 꺼내려 애썼다. 그러길 수차례 반복한 끝에 드디어 물고기를 안전하게 꺼내 바다로 밀어 넣는게 아닌가.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물고기를 보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의도한 일이 성공적으로 끝난 기쁨에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나는 생명을 향한 작은 사랑을 실천한 아이들을 보며 대견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비교되면서 부끄럽기도 했다. 물고기를 보며 먹거리를 생각하는 우리 세대와 생명을 살려 줘야한다고 느끼는 청소년세대. 배고픔의 차이인가, 인성의 차이인가. 환경이 바뀌면 누구나 변할 수는 있겠지만 물고기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 아이들을 보니 새삼 뿌듯함이 밀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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