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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남매를 둔 어머니는 날마다 해가 뜨기도 전에 어둠 속으로 일을 하러 나가셨다. 어린 나는 어머니 손을 꼭 잡고 가지 말라며 울먹였고, 어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꼭 안아주시곤 했다. 내가 초등학생 때였다. 어느 날 생선 장사를 하는 엄마를 따라 어시장에 나갔다. 빈 속을 호박죽으로 채우는 시장 사람들을 보고 엄마에게 나도 호박죽 한 그릇을 사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호박죽을 한 번 먹고는 날마다 엄마를 따라 나올 거라고 어리광을 부렸다. 몇 년 뒤 나는 중학생이 됐고, 나는 엄마의 힘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자전거 뒤에 생선상자를 싣고 버스정류장까지 엄마 뒤를 따라갔다. 내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마침 버스가 왔다. 엄마가 버스에 한 발을 올리려는 순간 버스 기사아저씨가 엄마를 향해 “비린내 나니까 생선상자 올리지 말고 빨리 내려요!” 하고 이맛살을 찌푸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엄마는 올라타지도 내리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을 못하고 내 눈치를 봤다. 어린 나는 기사 아저씨에게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를 질렀지만 기사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쌩’하니 버스 문을 닫고 떠나버렸다. 오기가 발동해서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으며 버스를 쫓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차마 엄마얼굴을 돌아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가슴 아픈 말을 들으며, 새벽시장을 오가며 엄마는 자식들을 키웠다. 그리고 속절없이 세월이 흘러 우린 어른이 되고 하나둘씩 분가했다. 어릴 적엔 엄마가 힘들어 보여 안타깝기도 했지만 솔직히 엄마가 하는 일이 챙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한 집안의 가장이 되고 먹고살기 위해 작은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온갖 시련 속에서 자식들을 키워낸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깨닫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 뒤 나는 사업을 하며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새벽 어시장에 나간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어머니와 동행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를 악물며 버스에 오르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 못할 일이 무에 있겠는가. 외로우면서도 강해지고자 눈물을 삼키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나는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곤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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