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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부부의 이혼율이 높다는 뉴스를 들으며 우리 집에 놀러온 남편 동창 부부가 말했다. “우리 부부는 대화가 없어요." "아니 왜요?" 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내가 “처음엔 남편이 나갈 때마다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했는데 이이가 받아주지를 않는 거예요. 몇 번 인사하다 그만 두고 말았어요." 라고 말했다. "그 뿐이 아니에요. 퇴근하고 남편이 집에 들어와도 나랑 대화를 할 생각은 아예 없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물어보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도 신문만 읽든지 텔레비전만 보든지 딴청을 피우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없어지더라구요." 옆에서 아내의 말을 듣던 남편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난 당신 이야기를 안 듣는 게 아냐. 다만 대꾸는 안 하는 거지, 다 듣고있다구" 남편은 흡사 대꾸를 안하는 것이 가장 남자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남의 집이라 아내가 더 이상의 반박은 안했지만 돌아가서 한바탕 해댈 것 같은 표정이었다. 또 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는 어느 날 전화로 하소연을 해왔다. 어느 달 밝은 밤 해변에 나갔다가 휘영청 밝은 달빛이 너무 좋아 남편에게 말했단다. “어쩜 한국의 보름달하고 똑같지요?" 그러자 남편이 퉁명스럽게 하는 말 "똑같은 달이니까 똑같지." 그 순간 친구는 기분이 완전히 잡쳐버려 이런 남자와 먼 타국까지 와서 살아야하는 회의가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부부가 말로써 상대를 배려한다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잘 실천되지 않는 일이다. 또 뻔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이 퉁명스러워 오해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 대화도 신경 써서 해야 하니 얼마나 피곤하냐고 하겠지만 대화야말로 신경을 써야할 때가 많다. 아무렇게나 대꾸를 했다가 오해와 불이익을 남기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우선 맞장구 치는 것을 연습해보자. 맞장구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일 수 있고, 신경을 상대방에게만 쏟는다는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단순히 말을 해주는 것만이 맞장구가 아니라 눈도 마주쳐 주고 고개도 끄덕여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를 찾아갔을 때 앉은 자리에서 일 하며 말을 들으면 말하는 사람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나게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과 말 사이 적절한 시점에 “아, 그래요?", "정말 재미있네요.", “어쩜 그럴 수도 있네요." 하고 말해주는 것. 그러면 듣는 사람이 신이 나서 이야기 할 수 있다. 맞장구를 쳐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에 깊은 관심을 갖고 동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민간 친구 남편처럼 '똑같은 달이니까 똑같지' 하고 말하는 것은 맞장구가 아니라 요즘 아이들 말처럼 '썰렁’ 그 자체다. 아이들도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무관심하게 듣거나 '그게 무슨 말이야.', '그 말은 틀려.' 하고 지적해버리면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맞장구를 쳐주면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어지니까 대화가 끊길 염려는 없다. 수다스러운 가족, 할 이야기가 많은 가족이 바로 건강한 가족이다. 맞장구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즐겁게 하는 대화법이다. 특히 부부사이의 맞장구는 서로의 신뢰를 키우고 대화의 맛을 살아나게 한다. 남편의 말에, 아내의 말에, 아이들의 말에 맞장구를 쳐보자. 맞장구를 치기 위해서는 그 사람 말에 전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순간에 '맞는 말이야.', '아, 그랬구나!' 하는 맞장구를 쳐주면 가족 간의 사랑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높아지는 이혼율, 어쩌면 이 맞장구 하나로도 줄일 수 있는 생활의 특효약이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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