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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올해로 교직생활만 30년이 넘은 왕고참 중학교 수학교사이다. 평소 무슨 일이든 '허허' 웃고 넘기는 성격이지만, 귀를 뚫고 머리에 염색을 한 채 교복치마를 미니스커트로 만들어 입고 건들거리는 학생들 때문에 나름대로 고충을 겪고 계셨다. 아버지는 늘 학생들의 버릇을 고쳐보려 애썼지만 한창 사춘기 반항기를 겪는 청소년들은 고리타분한 기성세대 교사의 눈을 피해 어떻게든 버티려고 잔머리를 쓰는 바람에 학생들과의 실랑이가 자주 벌어지곤 했다. 처음에는 선생님이라는 입장에서 제자들을 야단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학생들의 표정은 반항심으로 가득했다. 아무리 혼을 내서 치마를 내려입게 타이르고, 귀걸이를 빼도 다음날이면 원상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마음의 문을 꼭 닫은 아이들의 눈빛 속에 관심과 사랑을 그리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한다.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보다 차가운 대우를 받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따뜻한 관심이라는 것을. 그 뒤로 아버진 학생들의 행동에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누르고 “오늘 너 머리스타일이 참 예쁘구나” “지각 안 하고 일찍와서 선생님이 참 좋다” 등 칭찬의 말과 웃음을 건넸다. 어짜피 야단쳐봐야 소용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마음을 여는 학생이 생기기 시작했다. 때론 저 멀리서 아버지를 발견하면 막 뛰어와 말을 거는 학생이 있었고, 은근히 장난을 치며 음료수를 건네는 살가운 학생도 생겼다. 아버지는 학생들의 마음이 변화되는 것을 보며 더욱 칭찬과 함께 학생들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스스로 귀걸이를 빼고 치마를 내리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학생이 변화된 것은 아니지만 한 두 명씩 달라지기 시작하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게 번져갔다고 한다. 왠지 사랑받는다는 느낌! 학생들은 그 감정에 목말랐던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친구가 싫어서 학교가기를 싫어하던 내게 들려준 아버지의 경험담은 나로 하여금 ‘사람을 바꾸는 힘’이 바로 웃음과 칭찬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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