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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원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병동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북적댄다.(아침밥이 7시가 조금 넘으면 나오니까). 1인실이나 2인실은 화장실이 병실 안에 있어서 나올 일이 없지만 3인실부터 8인실은 공동화장실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병원시설이 잘되어있어 샤워실도 있고, 탕비실이라고 해서 환자 보호자를 위해 싱크대와 전자렌지 냉장고에 정수기까지 잘 갖추어져있다. 그래서 그곳의 아침도 바쁘기만 하다. 시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2인용 병실에 입원해 있었다. 그런데 어머님이 자꾸 잠만 주무시니까 의사선생님이 사람 많은 곳으로 옮기라고 했다. 뇌경색은 치매 증상처럼 오는 거라서 말을 많이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 후 8인실로 옮겼다. 그런데 환자와 환자가족이 많은 곳으로 옮기고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병실이라는 좁은 공간 속에서, 또 아픈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내다보니 더 많이 참고 이해해야만 했다. 그런데 꼭 불편한 사람이 한 두 사람씩 있게 마련이고, 그 불편한 사람이 나이든 노인일 때는 여러 사람이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그 병실에는 노인과 젊은이가 반반씩 입원해 있었는데, 어느 날 평소 불편했던 할머니와 간병인 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말았다. "아침에는 불을 켜야지 할머니 맘대로 하세요?!!" 몸집이 뚱뚱한 여인네가 결국 불만을 터트렸고, 할머니는 "내가 언제 내 맘대로 했냐! 너나 잘해. 생긴대로 놀고 있어" 하며 막말을 하시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연신 자신의 살아온 얘기, 한탄, 불평 등을 늘어놓았고, 주위 환자가족들이 들어주길 원했다. 자식은 있는 모양인데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간병인만 왔다갔다 했다. 할머니는 조금만 아프면 큰 소리를 질렀고, 짜증을 냈다. 나이가 들었다고 욕심이 없어지는 것도, 품위가 생기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모두가 몸이 아파서 온 환자와 가족들이었기에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할머니에게 갑자기 호흡곤란이 왔다. 몇 몇 가족들이 달려왔고, 할머니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일주일을 넘기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동안 너무나 불편해서 “아이구 왜 살어!~”하며 짜증을 냈던 병실 가족들은 모두가 멍~해져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뭔지, 그렇게 갈 것을 왜 그렇게 주위 사람에게 인심을 얻지 못했는지. 하루하루 사는 게 축복이고, 이웃과 함께 작은 음식이나마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가슴 깊이 깨닫게 해준 병실생활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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