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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솔숲에 다섯 개의 텐트가 나란히 세워졌다. 아이들은 신나게 바다로 달려갔고, 짐 정리를 끝낸 어른들이 뒤따랐다 한참을 물속에서 놀다가 다섯 가족들은 모래성을 쌓는 게임을 하려고 모래밭으로 나왔다. 바로 그 때, 한 작은 할머니가 모래밭을 더듬는 모습이 보였다. 할머니의 회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고, 옷은 낡고 해져있었다. 할머니를 본 어른들은 저마다 얼른 자기 아이들에게 속삭였다. "저 노인에게 가까이 가지마라". 가끔씩 허리를 굽혀 무엇인가를 주워 담으며 다가오던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그러나 그 인사에 응답하는 이는 없었다. 할머니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해변에 나타났고, 주변 사람들에게 같은 모습으로 미소를 보냈다. 그러나 바닷가에서 열심히 피서를 즐기던 연인이나 어른들, 젊은이와 아이들 누구도 그 미소에 응답하지 않았다. 8월 막바지 무더위가 끝나가자 바닷가는 차츰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작은 할머니는 여전히 바닷가 모래주변을 헤집고 다녔다. “저 할머니 좀 이상한 사람인가봐”. “모래사장에 금비녀라도 빠뜨리셨나?” 사람들은 저마다 웃으며 한마디씩 하고는 할머니를 비켜갔다. 그때 저 멀리서 펜션을 운영하는 아저씨가 소리쳤다. “할머니~ 이제 그만하시고 마을로 돌아가세요, 그러다 쓰러지세요~” 해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쪽을 바라보았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있는 사이로 할머니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고, 펜션아저씨가 물병을 들고 다가왔다. “할머니 물 한잔 드시고 그만 들어가세요~”. 아저씨는 할머니에게 물 한잔을 권하고는 억지로 할머니의 등을 떠밀었다. 할머니는 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저씨 저 할머니 정신이 이렇게 된 사람이에요?” 옆에 있던 젊은이가 손가락으로 머리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물었다. 그러자 펜션아저씨는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며 소리쳤다. “그래 미친 사람이지. 저 어린애들, 자네같은 사람들 발 다치지 말라고 날마다 나와서 해변에 유리조각 줍는 할머니라네. 어때 미친 사람은 확실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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