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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즈음해 한 남자 제자로부터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말썽꾸러기 학생이었는데 너무나 뜻밖이어서 반가움에 편지를 뜯었다. 편지는 뜻밖에도 교도소 안에서 보낸 편지였다. 순간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지만 급히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선생님! 저를 기억하시겠는지요? 선생님은 늘 저희에게 잘 대해주셨고, 철없이 까부는 저희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해주셨습니다. 아버지 같은 선생님 앞에서 못되게 반항도 하고 속도 많이 썩였는데도 늘 저희 잘되게 좋은 말씀을 많이 들려주셨죠. 그러나 이 제자는 이제 선생님 앞에서 얼굴을 못 들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뿐입니다. 선생님, 다시 그 시절 학교에서 공부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친구들이랑 도시락을 까먹고, 공부하고, 운동장을 마구 돌아다니던 그 시절 말입니다. 그때가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는지 이 어두운 교도소 안에서 비로소 절절히 느낍니다. 제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펜을 든 것은 이 편지를 우리 후배들에게 꼭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학창시절 조금 잘못된 생각으로, 혹은 뻔히 알면서도 공연한 반항과 호기심으로 한 발 다른 길로 잘못 들어서면 자칫 일생을 후회하게 되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제 글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들려주어 교훈이 되도록 해주십시요. 그래서 나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 한명도 나오지 않도록 선생님이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멍한 상태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시울이 뜨거워져 하늘이 뿌옇게 보였다. 학창시절 녀석은 공부는 좀 떨어졌지만 마음만은 우직해서 약한 친구들이 놀림을 당하면 반드시 가서 때려주곤 하던 의리파였는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꼬…. 깊은 한숨이 나왔지만 그냥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이튿날 학생들에게 제자의 편지를 읽어준 나는 편지의 주소지를 찾기로 했다. 한번 실수했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 있는가, 큰 마음으로 편지를 보낸 그 제자의 재기를 위해, 그리고 믿음과 격려를 주기위해 나는 즉시 광주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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