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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친정집 가까이 살림을 차린 나는 엄마에게 장사 그만두고 편히 함께 살자고 늘 조른다. 그럴 때마다 들은 척도 안하는 엄마는 “집에서 놀면 병나야~”하신다. 지난밤에도 허리가 아프다며 누워있던 엄마가 새벽 6시도 안 돼 마늘을 팔러가셨다.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해서 엄마를 찾아 나섰는데, 마침 엄마가 마늘을 양손에 들고 이쪽으로 오고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엄마!” 하고 부르자, 엄마는 “뭐 하러 왔냐?” 하신다. “엄마 보고 싶어서 왔지. 내가 들어줄게. 어디 가는 길이야?” 하고 묻자 “하도 안 팔려서 들고 나와 봤다.” 하신다. 엄마는 내가 들려던 마늘을 도로 들고 앞장서신다. “아줌마! 마늘 싸게 가져가쇼~.” 엄마의 외침에 다들 반응이 없다. 엄마는 내가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신경 쓰였는지 “뭐 하러 따라다니냐! 빨리 가아~!” 하며 등을 떠민다. 나 때문에 장사를 더 못 하시는 것 같아 “그럼 다 팔고 가게 와서 밥먹어요~”라고 했지만 엄마는 빨리 팔고 밭 매러 가야한다고 하셨다. 혼자 돌아오는 길,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났다. 애타게 농사지은 것을 저렇게 힘들게 또 팔러 다녀야 하다니…. 그 돈으로 학교 다니고 밥먹고 살았지만 엄마의 고생은 늘 가슴 한쪽을 아릿하게 한다. 가게에 오니 남편이 “왜 이렇게 일찍 와? 장모님은?” 하고 물었다. 나는 눈물이 고여 남편을 등지고 딴청을 부렸다. 한참 뒤 엄마가 비닐봉지를 들고 만면에 웃음을 흘리며 들어오셨다. “아야, 고등어 샀는디 너 두 마리 주려고 왔다.”하신다. “누가 마늘 팔아서 고등어 사 달래요!” 화난 척 말 했지만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어 그냥 가시겠다는 엄마를 억지로 붙잡아 점심을 차려드렸다. 그리고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나니 그나마 마음이 좀 풀린다. 칠순의 나이에도 마늘을 팔러 다니는 엄마. 나는 마늘만 생각하면 울컥한다. 그런데 엄마가 주신 고등어는 또 왜 그리 맛있는지. 엄마의 두 손을 꽁꽁 묶어야 일을 안 하실까. 엄마는 마늘 팔고 고추 팔아 자식들에게 다 주시는데, 나는 내 아이들에겐 쉽게 주머니를 끌르지만 엄마에게 드리는 용돈은 가끔씩 망설이게 되니 참 한심하고 죄송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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