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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세 가지라고 한다. 아이 키우기, 재테크, 자기 계발.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된 사람은 행복해서 날마다 웃고 살 수 있을까?… 직장에서 우수 근로자로 선정돼 코엑스에서 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표창을 받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꽃바구니가 배달되었는데 판매한 곳이 부녀회라고 적힌 것을 보니 아내가 주문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꽃바구니치고는 너무 초라했다. ‘보낼 거면 조금 더 신경 좀 쓰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퇴근 뒤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밝은 얼굴로 “꽃을 보냈는데 잘 받아 보았느냐”고 물었다. 거기다 대고 대뜸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초라한 화환 보낼 거면 아예 보내지 말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랬더니 아내는 소장에게까지 똑같은 화환을 보냈다는 게 아닌가! 너무 당황스러워 “뭐하러 돈 들여 쓸데없는 짓 했어,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내는 놀란 눈을 크게 뜨더니 곧이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리고 뒤로말이 없었다. 나 역시 갑자기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겠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영부영 서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다음날, 출근해 보내온 꽃바구니를 들여다보니 꽃꽂이가 아니고 살아있는 화분을 꽃바구니에 넣어 장식한 바구니였다. 그런대로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행사장에서 화려한 꽃다발들을 보다 촌스런 작은 바구니에 순간적으로 열등감이 솟았나보다. 우선 보기는 화려하지만 며칠이면 시들 화려한 꽃다발보다 살아있는 작은 화분이 더 소중한 것을. 꽃 하나를 보내면서도 적은 돈으로 정성을 다하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겉만 보고 윗사람에게까지 남편 망신시킨다고 나무랐던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그러나 어쩌랴, 한국남자 참 사과할 줄 모르는 습성이 있다. 아니 사과는 진정 하고 싶은데 어떻게 미안한 마음을 표해야 할지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외국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도무지 자연스런 행동이 나오질 않는다. 속으로만 미안하고, 아직도 입이 부어있는 아내를 어떻게 해줘야할지도 모른 채 엉거주춤한 상황만 계속됐다. 한국의 40대 남자들은 대부분 그 아버지 세대로부터 제대로 된 사랑표현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것이다. 꽃답던 아내가 두루뭉시리한 아줌마가 되어 매력은 전혀 없지만 그 아내가 없으면 집구석 살림이 제대로 안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맙다는 말이 입에서 잘 나오질 않는다. 어떻게든 멋진 사과를 해서 아내마음을 오뉴월 햇살처럼 환하게 해주고 싶어 나는 어느 날 용기를 냈다. 아이들을 모두 외가로 보내고 와인으로 멋진 분위기를 냈다. 그리고 말했다. 난 참 바보라고. 영원히 시들지 않을 꽃을 두고도 몰라봤다고. 쑥스러운 대사를 술김에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한참 뒤, 말없이 눈만 흘기던 아내, 와인 몇 잔에 몸이 점점 풀리더니 얼굴이 붉어진 채로 아이처럼 말했다. “행복, 그거 별거 아닌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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