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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젊은 시절 한번은 사랑에 목숨 걸 때가 있다. 돈도 명예도 필요없고 오직 그 사람만 곁에 있다면 행복할 것 같은 사랑. 그 사랑이 이루어지면 못하면 영원히 가슴에 남는 첫사랑이 되지만 결혼에 골인을 하게 되면 그 목숨 건 사랑은 때로 목숨 걸지 말걸 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사랑에는 2년3개월만 효력이 발생한다는 공소시효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 백년을 기약하면서 달콤한 연애를 하던 때 한없는 희망에 부푼 연인이 있었다. 남자는 결혼을 위해 아파트를 준비했고 여자는 새 아파트에 맞는 세간을 알아놓았다. 그렇게 희망에 부풀어 결혼준비를 하고 있을 때 여자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회사 문을 닫았다. 그 충격으로 여자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결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아픈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보여 주었던 새 아파트는 사실은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여자도 사실 새 아파트에 가져갈 혼수품을 살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그 말에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다. 피장파장의 입장이 되어 둘은 어렵게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런데 남자의 월급이 결혼 전에 이야기하던 것과는 달리 너무 작았다. 그래도 여자는 신혼의 맛에 기쁘게 살았다. 시간이 흘러 여자의 아버지가 건강을 다시 회복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고도 요상한 것이다. 친정집이 어려울 때는 그저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했는데 친정 형편이 좋아지면서 여자는 자신의 모습이 점점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혼 전 아파트를 보여주며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던 남자의 말이 새삼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웬지 사기를 당했다는 느낌마저 남았다. 슬슬 권태기가 도래한 것이다. 모든 것이 상처로 되살아났고, 그렇게 사랑스럽던 신랑이 그렇게 미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여자는 속상하고 억울한 심정을 친정을 드나들며 친정어머니에게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생각할수록 괘씸하다고. 몇 번을 그냥 들어주던 친정어머니가 어느 날 정색을 하며 딸을 앞에 앉혔다. 그리고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했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사실 김 서방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털어놓아야 겠구나…." 여자의 어머니가 해준 말은 참으로 가슴 저리고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었다. 남자는 혼수용품을 해올 형편이 못되는 여자의 마음이 상할까봐 아파트를 팔아 여자의 아버지의 빚을 갚는데 보탰다. 그리고 여자 아버지가 병원생활을 할 때 매달 월급의 적지 않은 돈을 여자 아버지의 병원비로 썼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는 딸의 눈에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머니 또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사람의 정이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대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나를 내주는가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못박았다. “세상에 그런 사람 없다!” 오늘도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런 남자 세상에 어디 또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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