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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그녀는 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었다. 항상 아이들과 함께 있던 그녀는 그리 눈에 띄는 후배는 아니었다. 5남매의 장녀로 책임감이 강했던 그녀는 동생들을 잘 챙기는 착하고 다부진 언니, 누나였다. 군 제대 뒤에 복학한 나는 대학부에서 제일 나이가 많았고, 그녀도 4학년으로 여학생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보니 예배시간이면 둘이 나란히 앉을 때가 많았다. 구약에 있는 성경구절을 신약에서 찾고 있노라면 어느새 먼저 찾은 성경을 말없이 건네주곤 하던 그녀는 짓궂고 장난끼 많던 나를 말없이 이해해주는 누나같은 모습이었다. 어느 날 가까운 산으로 야유회를 갔던 날이었다. 그날도 그녀는 청바지에 헐렁한 남방차림의 수수한 모습으로 참석했고, 모두들 한껏 멋을 부린 차림으로 신나게 웃고 떠들었다. 그날따라 그녀의 차림이 왠지 초라해보여 "오늘 같은 날 좀 예쁜 옷을 입지 그랬어”하고 무심히 말을 던졌는데 그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지는 게 아닌가. 순간 당황한 나는 '아니 청바지 차림도 발랄하고 예뻐, 더 예쁜 모습을 보고싶어서 그랬지'하며 변명을 했지만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고만고만한 딸이 넷인 그녀의 집은 찢어지게 가난하진 않았지만 한창 외모에 신경쓸 나이인 네 자매를 마음껏 꾸미게할 형편은 아니었다. 야유회 전날 밤 가장 깨끗한 청바지와 웃옷을 골라 잘 빨아 널어놓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눈을 떠보니 동생이 먼저 말도 없이 그 옷을 입고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네 자매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았던 그녀가 동생이 벗어 놓은 큰 옷을 입고 올 수밖에 없어 야유회 내내 신경이 쓰여 놀지도 못하고 있는데 하필 눈길을 주던 남자에게서 "이쁜 옷을 왜 안입었냐”는 말을 들었으니 눈물이 흐를 수밖에. 자신도 예쁜 옷 입고 오빠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녀의 물기어린 눈망울이 하두 예뻐서 그날로 나는 청혼을 했고, 지금 나보다 더 짓궂고 개구진 아들 두녀석과 함께 그녀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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