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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교내에서 툭하면 친구들을 때리기 일쑤인 덩치 큰 친구가 어느 날 내 배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나는 아프기도 하고 화가 나 당혹감과 수치심을 참을 수 없었다. 그날부터 난 복수심에 불타 날마다 ‘어떻게 하면 저놈을 죽여주나’ 하는 생각으로 날을 보냈다. 그러나 계획만 무성했지 직접 맞대응을 하기엔 난 너무 체력이 약했다. 그래도 너무 오기가 나서 날마다 궁리를 했더니 잠꼬대까지 한 모양이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밤마다 왜 그렇게 이를 가냐며 물으셨다. 나는 무심코 그놈에게 복수할 계획을 털어놓았는데, 할머니는 처음엔 그놈을 마구 욕하시더니 천천히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함께 싸우려 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리고 신경을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좋은 행동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나쁜 행동은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니 묵묵히 참고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할머니 전 언제나 착한 학생으로 지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나쁜 녀석들 주먹밖에 없었어요, 그런 공자말씀은 다 소용없는 것이라구요!”하며 투명스럽게 말했다. 할머니는 당신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모든 좋은 행위는 언젠가는 네게 돌아오고, 나쁜 행위도 언제가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이니 그저 아무 생각 말고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타이르셨다. 그런 할머니의 말씀을 이해하는데 30년이 걸렸다. 나는 복수는커녕 번번이 얻어맞기만 했지만 지역이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바람에 자연히 잊을 수 있었고, 또 다른 세상에서 공부하며 정신없이 어른이 됐다. 그리고 내 할머니는 연세가 드신 후 시설 좋은 양로원에서 생활하신다. 일주일에 한번 나는 할머니를 뵈러 가서 저녁을 사드렸다. 할머니는 언제나 단정히 옷을 입고 현관 앞 의자에 앉아 나를 기다렸다. 나는 할머니를 위해 쇠고기 요리를 시켰지만 이가 약해 고기를 드시지 못했다. 나는 접시를 당겨 고기를 잘게 잘라 할머니 앞에 놔드렸다. 할머니는 말없이 웃으시며 가만히 나를 바라보셨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뵈니 왠지 코끝이 찡했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 내 식탁 옆에서 고기를 잘게 잘라주시던 할머니 모습이 생각났다. 역시 할머니 말씀이 옳았다. 우리 인생은 정확히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때 복수를 하겠다고 마구잡이 싸움질이나 하고 돌아다녔다면 나 역시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 ‘네가 하는 좋은 행동은 언젠가는 너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때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은 내 인생의 교훈이 됐다. 그렇다면 그 중학교 2학년 덩치 큰 친구는 어떻게 됐는가? 일 년 뒤 그는 3학년 깡패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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