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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손녀를 좀 봐달라는 딸애의 전화를 받았다. 하루를 힘들게 일한 후라 좀 쉬고싶었지만 손녀의 그 또랑또랑한 눈빛이 너무 이뻐서 기꺼이 그러마고 했다. 이제 네 살이 된 손녀딸은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쉬임없이 물어보는가 하면, 뜨거운 것, 만져서는 안 될 물건들도 무심코 주물럭거려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시시콜콜 질문을 해대는 통에 일일이 대답을 해주기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나 역시 자식을 키우며 살았지만 그때는 어떻게 키웠는지 기억도 잘 나질 않은 채 요즘 아이들을 어떻해 다뤄야 하나 하는 고민만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이는 연신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물론 한두 편은 읽어주었지만 아이는 “또, 또 읽어줘!” 하며 계속 책을 들이미는 것이었다. 노벨상에 빛나는 유태교육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반드시 책을 읽어주었다는 말이 있지만 1시간 넘게 책을 읽어주는 일도 보통이 아니었다. 새삼 요즘 젊은이들이 왜 자녀를 낳지 않으려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는 듯 했다. 아이를 잘 키우기는 일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야단을 치기는 더 어려운 일이다. 정말 아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피곤하다고 아이를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급히 전문가에게 SOS를 쳤다. 그는 자녀를 잘 키우는 일이 재벌이 되는 것보다 훌륭한 일이라고 강조하는 자칭 육아전문가다. 그는 이런 멘트로 나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아이들이 질문을 하면 어른들은 어른 입장에서 대답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꾸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그러면 금방 어른들은 짜증을 내며. 두손두발 다 들고 항복하며 자꾸만 힘들다는 말만 반복한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예를 들자면 아이가 신호등을 어떻게 건너요? 하고 물으면 어른은 “신호등이 바뀌면 손들고 건너면 된다”고 가르쳐 준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럴 경우 매우 위험하다. 신호등이 바뀌어도 달려오는 차가 있는지 양옆을 꼭 확인해야 하고, 옆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움직이면 그 때 같이 걸어가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만약 혼자 건널 때도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확인한 후 양 옆을 다시 살펴 차가 다 서는 것을 보고난 후에 건너야 한다고 일러주어야 한다. 또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이 건너면 그 때 건너라’ 라고 해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녀가 일러준 내용은 이밖에도 많지만 결국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온갖 정성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요, 늘 생각하고 공부하며 새 지식을 구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 눈처럼 정확하고 솔직한 것은 없기 때문이라나. 자식키우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잘 키운 자식, 집안은 물론 국가에 이바지하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한다. 재벌이 되는 것보다 훌륭한 일이라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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