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의 말을 곧잘 어기는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타이르곤 했지만, 아들은 번번이 부모와의 약속을 어겼다. 어느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안의 규칙을 한 번만 더 어긴다면 아버지는 너를 다락방으로 보내겠다." 그러나 며칠 후, 아들은 또다시 부모와의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부모에게 가는 곳도 알리지 않고 집을 나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는 아들이 염려되어 애를 태우며 찾아 헤맸다. 어머니가 정성껏 차려놓은 저녁밥상의 음식들은 차갑게 식어갔다. 아들은 밤늦게야 집에 돌아왔다. 아버지는 아들을 추운 다락방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씽씽 부는 추운 겨울밤이었다. 아들을 다락방에 보내고 잠자리에 든 아버지와 엄마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엄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이가 너무 춥겠어요" 그 말에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다락방에서 데려올 수는 없소." 엄마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 애를 다락방에서 데려오면 앞으로도 우리 말을 듣지 않겠지요. 그렇지만 다락방은 너무 춥고 어두워서 무서울텐데…." 매서운 겨울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렸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아무리 춥고 어둡더라도 우리 집안의 규칙을 어기면서 아이를 다락방에서 데려올 수는 없소. 그러나 지금 저 애는 추운 곳에서 무척 고생스러울거요" 아버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아들은 추운 다락방의 딱딱한 방바닥에 쪼그리고 잠이 들었다. 베개도 없이 차가운 방바닥에 얼굴을 대고 잠이 들어있는 아들을 내려다보던 아버지는 조용히 아들 곁에 누웠다. 그리고 아들을 꼬옥 품어안고 누워 팔베개를 해 주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도 모른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잠시 후 어머니도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아들의 차가운 몸을 꼬옥 품어안은 아버지와 철없이 잠이 들어있는 아들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남편의 맞은편에 살며시 누웠다. 그리고 아들의 뺨에 따뜻한 볼을 갖다대었다. 잠이 들어있던 아들은 어머니의 따뜻한 볼이 뺨에 와 닿자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차가운 다락방에 누워있는 자신의 몸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양쪽에서 꼬옥 품어안고 있었다. 부모님의 따뜻한 체온이 자신의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아들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