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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자 임세환 선생을 추모하며 - 오는 10월에 열리는 난계국악축제기간에 ‘영동전국한시백일장’이 열린다. 올해로 세 번째 맞는 한시백일장의 시제는 ‘追慕孝子林世換先生(추모효자임세환선생)’으로 정했다. 우리 고장의 큰 효자 임세환 선생을 추모하고자 한 것이다. 효자 임 선생의 이야기는 이렇다. 1954년 8월 모친이 방아를 찧던 중 옷이 벨트에 빨려들어가 하반신 전체가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동 구세군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했는데, 당시 16세(영동중3) 였던 선생은 수혈과 함께 살을 이식해야 한다는 의사 말을 듣고 자신의 피와 허벅지 생살을 25cm가량 떼어 모친에게 수혈과 이식수술을 하도록 했다. 의료시설이 열악했던 당시 마취조차 없이 행한 수술이다 보니 그 고통으로 인한 신음소리가 병원을 진동했다 한다. 자기 살을 떼어 바치는 극진한 효행으로 모친은 겨우 소생하였으나 병세가 악화돼 그 이듬해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모친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선생은 영동농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영동초 교사로 재직했다. 열과 성을 다해 제자를 가르쳤으나 수술 후유증으로 지난 1968년 빈혈로 쓰러져 3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부산 병원에서 별세해 유해가 영동역에 도착했을 때 어린 제자들과 동료교사, 학부모, 군민들이 나와 모두가 슬피 울었다는 기사가 있다. 임 선생의 효행을 보면 꼭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하고, 고소설 속의 효녀 심청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명심보감 효행편에 ‘신라 때 상덕(尙德)이란 효자가 흉년과 역병으로 어버이가 돌아가실 지경이 되자, 넓적다리 살을 베어 드리고 어머니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 치료하였다. 이를 가상히 여긴 임금님이 후한 상을 내리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세상에 알리게 하였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임 선생의 효행은 소설이나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어르신들과 동시대를 살았던 60여 년 전의 실제 이야기라는 데서 놀라움과 감동을 금치 못한다. 그 분의 동생도 현재 살아있어 그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며, 당시 많은 언론들이 다투어 보도한 선생의 효행기사들이 남아있다. 영동에서도 5년 전 영동읍 이수공원에 ‘효행상’을 세워 짧지만 고귀한 삶을 살다 간 선생의 효행을 기리고 있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효 문화가 날이 갈수록 퇴색되어 가는 점을 생각할 때 참으로 빛나는 효행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우리 고장의 큰 자랑이다. 지금이야말로 ‘효도’와 같은 우리 고유의 전통가치를 되찾고 실천하는데 우리 모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리라. 요즈음 뉴스에서나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가 과연 인도의 시성(詩聖) 타골이 칭송하던 동방예의지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과 반비례하여 하루가 멀다 하고 가족 간에 패륜 범죄가 일어나는 등 우리의 전통가치들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임세환 선생의 효행을 주제로 전국한시백일장을 개최하여 우리 고장의 살신성인적 효행을 전국에 알리게 된 것은 참으로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차제에 이런 훌륭한 효행 사례를 후세들이 귀감으로 삼아 이어갈 수 있는 구체적인 노력을 우리 고장에서부터 펼쳐나갔으면 한다. 임 선생의 이야기를 교과서에 수록하거나 효행상을 제정하여 매년 수여한다면 그 뜻을 기리는 데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군민들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명성 외에도 충효의 고장으로서 큰 정신적 자긍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 김기홍(영동한시협회장, 남성대GC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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