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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이들의 집 '들꽃마을'. 지난 94년 양강면 남전리에 문을 열어 햇수로 4년이 됐다. 식구는 모두 8명. 장애아를 입양해 친자식처럼 보살피는 장영길씨 부부와 중고대학교에 다니는 세 딸, 그리고 나이는 11살이지만 8개월 유아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재순이, 미혼모가 낳은 장애아로 해외입양을 가려해도 장애가 너무 심해 갈수 없는 익이, 그리고 정신지체아 혜원이등 입양한 장애아가 모두 3명이다. 지난 90년 도이이주민으로 황간에 정착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다리를 절단한 장영길씨(51)는 소외된 장애아들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가족과 함께 이곳에 들어와 '들꽃마을'이란 팻말을 세웠다. 2년전까지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보조를 받았지만 큰 딸이 만 18세를 넘긴후에는 그것마저 끊겨 지금은 현대교회 조모세 목사와 몇몇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8식구의 생활을 꾸려간다. 처음 장애아들을 받아들였을 때 는 세 딸의 충격도 적지않아 한동안 갈들이 계속됐지만 날마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대소변까지 받아내야하는 장애아와 부딪히다보니 이제는 딸들이 먼저 언니, 누나노릇을 톡톡이 해내는 일꾼이 됐다. 부모가 있어 일반 요양소에도 가지 못하는 중증 장애아들을 받아들여 기꺼이 가족을 이룬 부인 유선순씨(46). 남편과 세 장애아의 뒷바라지, 수시로 들락거려야 하는 병원에 아이들을 업고 가는 것들이 모두 그녀의 몫이다. 길지않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그녀의 손을 거처간 아이가 모두 8명. 때로는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도 있어 그때마다 '내가 왜 이런일을 했을까' 하는 후회를 했지만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어린 생명을 볼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을 껴안게 된다. 다리관절이 꺽이지 않아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네살배기 익이는 다행히 충남대병원에서 수술의사를 밝혀와 오는 12일 수술에 들어간다. 그러나 장씨부부의 2종카드로는 수술비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게 이들 부부의 각오다. '너무 과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만 써달라'고 부탁하는 장영길씨. 장애아 부모들이 폐쇄된 공간에 아이들을 숨겨두지말고 서로연락해 함께 아파하자고 당부한다. 장애아들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은 길이 또 열리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언제나 문을 열어둔 들꽃마을. 아이들은 날마다 기저귀와 우유, 옷가지등이 필요하다. 잠시 가져보는 큰관심보다 작은 성의라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랑이 더 큰 히이 된다. 이 겨울 차가운 들판에 작은 울타리를 세우며 사랑을 피우는 들꽃마을사람들. 이곳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기를... <주부리포터 박정미> 생활뉴스신문 제57호('97년 12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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