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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식량 사오다 중도에서 아사(餓死)
- 같이 오던 아버지는 중도에서 자고, 장정인 아들만 밤길을 걸어 오다가
(1930면 3월 5일, 3면 2단)

지난 15일 충북 영동군 매곡면 유전리 앞 길가에서 아들의 시체를 아버지가 발견하는 듣기만 해도 끔찍한 참극 1막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유전리에 사는 박제성(朴濟晟)은 원래부터 빈곤한 생활을 하던중 미증유의 참혹한 대한해(大旱害) 마저 겹쳐 날이 갈수록 비참한 생활이 절정에 달하여 호구지책도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지난 14일에 어떻게 돈을 변통하였던지 올해 스물한살의 둘째아들 경
술(庚述)과 같이 그곳에서 수십리나 되는 산막리(山幕里)에서 감자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날이 저물어 아버지 박제성은 중도에서 자고, 나이 젊은 둘째아들 박경술은 감자를 등에 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자기가 사는 유전리 앞 길가에 이르렀을 때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길바닥에 쓰러져 그 같은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는데 그 이튿날 아침 중도에서 자고 집으로 돌아오던 박제성이가 그곳을 지나다가 처참하게 죽어 있는 아들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