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읍에 거주하는 임두환(67세, 한국전쟁민간인학살유족회 회장)씨는 효행으로 인해 요절한 형 임세환씨의 효자비 건립에 군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용화면 자계리에서 출생한 임씨의 형 세환씨는 영동중과 영동고를 거쳐 서울사대를 졸업하고 일찍이 교육계로 진출했으나 악성빈혈로 지난 1968년 31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임씨의 사망원인은 1954년 홀어머니였던 송병순씨가 2남1녀의 식솔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보리방아를 찧으러 용화면에 있는 정미소로 품을 팔러갔다가 피댓줄에 치마가 말려들면서 하반신이 파열되는 사고를 당했다. 영동읍 구세군 병원으로 옮겨진 모친은 가까스로 생명은 구했으나 허벅지 살을 이식해야하는 긴박한 상황이었고, 당시 영중 3학년이었던 장남 세환씨가 이식을 자청한 것이다. 의료시설이 빈약해 마취제도 없던 시절, 어린 중학생의 팔 다리를 묶어놓고 양 허벅지 살 15㎝정도씩을 베어내어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됐고, 생살을 도려내는 그 고통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병원을 떠나갈 듯 했다고 한다. 다행히 모친은 소생을 했으나 사고 후유증으로 이듬해 5월 결국 세상을 하직했고, 세환씨는 그 후 교사생활을 했으나 거듭되는 빈혈로 젊은 나이에 딸 둘을 남기고 사망했다. 이러한 소식은 68년도 선생이 사망한 직후 충청일보(68. 2. 15)와 경향신문(68. 2. 19)에 실려 효자선생 가족돕기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뒤늦게나마 지난 사연을 알게 된 지역인사 10여명은 후세에 효행의 모범이 되도록 효자비를 건립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모아져 효자비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정시채)가 구성됐고, 현재 기금모금이 진행 중이다. 동생 임두환씨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살리자고 허벅지 살을 생으로 떼어낸 형이 생각할수록 존경스럽고 또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형의 효자비라도 세워주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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